의사 리프리

[의학지식] 소모기현상, 아침혈당이 230인데 인슐린을 줄이라고요?

leefree 2026. 2. 3. 15:53

오늘은 당뇨병 환자분들이 정말 많이 헷갈려 하시고, 실제로 진료실에서도 종종 마주치는 '아침 고혈당'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혈당이 높으면 무조건 약을 늘려야 할 것 같지만, 때로는 약을 줄이는 것이 정답일 때가 있습니다.

62세 남성 환자분의 케이스를 통해 '소모기 현상'과 '새벽 현상'을 완벽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선생님, 아침에 혈당이 너무 높아서 인슐린을 더 맞았는데 왜 혈당이 안 떨어지죠?"

[Case]

당뇨병을 15년째 앓고 계신 62세 김철수(가명) 님. 최근 아침에 일어나서 혈당을 재면 항상 200mg/dL이 넘게 나옵니다. "아, 어제 저녁을 너무 많이 먹었나? 인슐린이 부족한가?" 싶어서 스스로 인슐린 용량을 늘리셨대요. 그런데 이상하게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띵하게 아프고, 식은땀으로 베개가 젖어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침 혈당은 오히려 230, 240으로 더 치솟습니다. 도대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이것은 바로 '소모기 현상(Somogyi Effect)'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몸은 혈당이 너무 떨어지면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 밤사이 저혈당 발생 : 인슐린이 너무 과해서 새벽 2~3시쯤 혈당이 위험할 정도로 뚝 떨어집니다(50~60mg/dL).
  • 몸의 반격 : 뇌는 "이러다 죽겠다!" 싶어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들을 급하게 뿜어냅니다.
  • 결과 : 아침에는 반동으로 인해 혈당이 평소보다 훨씬 높게 측정됩니다.

즉, 지금의 고혈당은 '인슐린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슐린이 너무 과해서' 생긴 결과입니다.

 

[병원에 가야 할 때]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인슐린을 임의로 늘리지 말고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하세요.

  • 아침 공복 혈당은 높은데, 점심/저녁 식전 혈당은 괜찮거나 낮을 때
  • 자고 일어났는데 개운하지 않고 심한 두통이 있을 때
  • 밤사이에 식은땀을 많이 흘리거나 악몽을 자주 꿀 때
  • 새벽 3시쯤 혈당을 쟀을 때 70mg/dL 미만으로 떨어질 때

★ 오늘의 의학지식

핵심 개념 : 소모기 현상 vs 새벽 현상

아침 공복 고혈당의 원인을 감별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가장 중요한 감별 포인트는 새벽 3시 혈당(3 AM Glucose)입니다.

구분 소모기 현상 (Somogyi Effect) 새벽 현상 (Dawn Phenomenon)
핵심 문제 인슐린 과잉 → 야간 저혈당 인슐린 부족 (상대적) →  아침 고혈당
조절 방향 기저 인슐린(장시간형) 감량
기저 인슐린(장시간형) 증량
구체적 수치 총 용량의 10~20% 감량

또는 2~4 단위(Unit) 감량
총 용량의 10~20% 증량

또는 2~4 단위(Unit) 증량
주의 사항 아침 공복 혈당이 높더라도, 먼저 야간 저혈당을 없애는 것이 1순위 목표임 무턱대고 증량 전, 반드시 새벽 3시 혈당을 체크해 저혈당이 없는지 확인 후 증량
NPH 팁 - 중간형 인슐린(NPH) 사용 시, 저녁 식전 투여분을 취침 전으로 이동하면 새벽 혈당 커버에 유리함

※ 기저 인슐린은 환자에 따라 아침에 투여할 수도 있고 저녁에 투여할 수도 있음. 핵심은 기저 인슐린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

💡 실전 적용 예시

Case 1 (소모기) : 란투스 30단위 투여 중인 환자, 새벽 3시 혈당 55mg/dL →  아침 250mg/dL

  • 처방 : 30단위의 약 10~20%인 3~6단위를 줄여서 24~27단위로 처방 변경

Case 2 (새벽) : 란투스 20단위 투여 중인 환자, 새벽 3시 혈당 110mg/dL →  아침 180mg/dL

  • 처방 : 20단위의 약 10%인 2단위를 늘려서 22단위로 증량 (단, 3일 간격으로 공복 혈당 보며 조절)

※  참고 : 한국에서 주로 처방되는 인슐린 종류

지속형 (Long-acting / Basal): 하루 1회 투여, 기저 혈당 조절

  • Lantus (Insulin Glargine U100) : 가장 흔함 (사노피)
  • Toujeo (Insulin Glargine U300) : 란투스보다 농축됨. 저혈당 위험이 조금 더 낮음 (사노피)
  • Tresiba (Insulin Degludec) : 반감기가 매우 길어(42시간) 투여 시간 유동성이 큼 (노보노디스크)
  • Levemir (Insulin Detemir) : 용량 의존적 지속시간 (노보노디스크)
  • 초속효성 (Rapid-acting / Bolus) : 식사 직전 투여, 식후 혈당 조절
    • Humalog (Lispro)
    • Novorapid (Aspart)
    • Apidra (Glulisine)
  • 혼합형 (Pre-mixed) : 초속효성 + 중간형(NPH) 등이 섞임
    • Ryzodeg : (Degludec + Aspart) 최근 많이 사용됨
    • Novomix 30 / Humalog Mix 25

 

단순히 '아침 혈당이 높다'는 결과만 보고 인슐린을 늘렸다면, 자칫 밤사이 위험한 상황을 초래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글이 당뇨병 환자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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